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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부터 해외 언론과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은 책, ‘파친코’(Pachinko)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한인 작가 이민진(48)의 장편소설이다. 뉴욕타임스는 물론이거니와 미국의 공영방송 NPR,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이 책을 소개할 정도로 전세계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영국의 BBC는 ‘2017년에 꼭 읽어야 할 책 10권’에 이 책을 포함시켰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4대를 걸쳐 살아온 한국인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던 20세기 초 부산 영도에서 가난하게 살던 '양진'과 그녀의 딸 '순자', 순자가 개신교 목사인 남편 '이삭'을 따라 일본 오사카에 건너가 낳은 아들 '노아'와 '모자수'(모세), 모자수가 낳은 아들 '솔로몬'에 이르기까지 가족 4대와 주변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일본인들의 끈질긴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결국 파친코 사업으로 돈을 버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미국에서 살고 있는 작가가 썼다는 점이 이채롭다. 작가는 외부인이면서도 완전한 타자의 시선이 아니라, 이국 땅에서 오랫동안 이민자로 살아온 한국인이라는 동질성을 바탕으로 재일동포들과 깊은 교감을 이뤄냈다.
그러면서도 좀더 합리적인 서구의 시선으로 이들이 놓여있는 일본 사회의 부조리를 냉철하게 바라본다. 또 이들의 삶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과 투쟁의 양상을 날카롭게 끄집어낸다.
작가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에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했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아버지는 한국에서 화장품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민을 결행했다.
일요일도 없이 일한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와 그에 부응하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작가는 예일대 역사학과와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잘 나가는 변호사로 일하며 한인 이민 사회의 성공 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보인 글 쓰기로 들어선다.
그의 두 번째 장편소설인 '파친코'는 그가 대학 때 들은 한 강연 내용에서 출발했다. 일본에서 활동한 미국 선교사들은 그곳의 한국인들이 심한 차별을 받아왔으며 한 중학생 남자아이는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다 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그 얘기를 들었을 때를 돌아보며 "아이들이 어떤 다른 아이들을 순수하게 민족성(ethnicity)과 사회적인 통념 때문에 혐오할 수 있다는 것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그 생각을 계속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잊지 못하고 있던 작가는 소설을 처음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단편으로 다뤘다가 이후 남편을 따라 일본 도쿄에서 4년간 살게 되면서 수많은 한국인들을 만나 진짜 이야기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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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18/04/207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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