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육원 소년의 죽음…"우리는 5백만원 쥐고 떠밀리듯 어른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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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육원 소년의 죽음…"우리는 5백만원 쥐고 떠밀리듯 어른이 됐어요"|한민용의 오픈마이크
입력2021.01.16. 오후 8:22
한민용 기자
[앵커]
최근, 코로나와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 속에 조금은 '덜' 관심 받은 어린 학생의 죽음이 있었습니다. 갓난 아기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라다 '홀로서기'를 준비하던 고등학생 이야기입니다. 매년 2500명 넘는 아이들이 만 18세가 되면 자립지원금 500만 원 등을 손에 쥐고 떠밀리듯 세상에 나옵니다. 이런 아이들을 '보호가 끝났다'고 해서, '보호 종료 아동'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들의 삶은 어떤 모습인지, 10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연속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연말, 보육원에서 자라온 한 소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약 1년 뒤면 보육원에서 나가기 때문에, 홀로서기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꿈많던 소년의 죽음.
보육원의 한 수녀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퇴소를 앞둔 불안감 때문이 전혀 아니고, 원래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년 말고는 그 누구도 죽음의 이유를 함부로 단정할 수 없을 겁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보호 종료 아동'들은 소년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냥 다들 다 이해해요. 저희는 그냥 '아, 많이 힘들었겠구나'하는 마음…]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는, 이런 죽음이 특별하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얘기를) 좀 많이 자주 들어요. 저는 한 달에 3명 정도. (꼬박꼬박 들어요?) 네. 안 들을 때도 있는데. 거의 들어요.]
[자해나 이런 걸 좀 많이 했다는… 죽고 싶다, 이런 말은 많이 오고 가는데. 보호 종료가 되고 나서는 좀 많이 들리는 것 같아요.]
(생략)
어른이 되기엔 아직은 어린 '열여덟 어른들'.
인터뷰의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물으니 모두 '진짜 홀로 설 수 있도록' 손을 잡아달라고 했습니다.
[(보호 종료되는) 나이라든가 그런 기준을 좀 더 높였으면 좋겠어요. (퇴소 후) 지원을 해주는 그 연수(기존 3년)도 더 올렸으면 좋겠고, 그래야 좀 그런 게 줄어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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