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멘은 자유로운 자신의 왼손으로 품에 있던

헤르멘은 자유로운 자신의 왼손으로 품에 있던 단검을 꺼내 줄을 자르기 시작했다 물론 한 손을 잡고 있기는 했지만 미끄러지는 장갑을 보아하니 몇 초 뒷면 그것도 소용없을 것 같았다 스스로에게 죽음을 내리는 선언 자살은 일종의 범죄라고 할 수 있지만 헤르멘은 주저하지 않았다 무엇이 더 옳고 이득이 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 손해가 있었지만 충분한 양의 군표가 아군에게 갈 것이다 그런 시점에서 이미 자신의 임무는 모두 수행한 것 후회는 없었다

꼭 다시 만나세

안 돼

줄이 잘리고 그와 동시에 장갑이 벗겨져 내린다 헤르멘의 몸무게가 사라지자 한결 안정을 찾는 부관의 무게 중심 하지만 깊고 어두운 계곡 아래로 사라지는 헤르멘의 모습을 보며 그는 절규할 수밖에 없었다

기적이야 진짜 기적이야

라미네이트는 지금 자신의 손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는 군포를 떨리는 손으로 쥐고 있었다 따뜻했다 무슨 털로 만들어졌는지는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이것이면 더 이상 사람이 얼어죽을 사람은 없어 보였다 지난 삼일동안 얼어죽은 사람은 천 오백 명이 넘고 동상에 걸린 사람은 세기를 포기했다 하루만 더 있었다면 비참한 퇴각을 했어야 할 상황 하지만 이제는 살았다 이제는 진짜 시작인 것이다

하하하 됐어 이제는 됐어 이제는 되었다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