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이 불쌍하다
염기훈은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마다 맨 앞에 서서 사과를 했던 선수다. 그는 최근 수년 간 팀 성적이 좋지 않고 팀이 경기에서 패할 때마다 믹스드존에서 십수 명의 기자들을 매번 마주했다. 팀의 상징적인 선수여서 그날 경기 활약과 무관하게 매번 언론 앞에 섰고 매번 고개 숙여 팬들에게 사과했다. 염기훈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는 매번 자신이 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를 숙였다. 언론 입장에서도 염기훈의 사과가 필요한 상황이 아님에도 그가 수원삼성의 상징적인 선수니까 매번 그를 마주해야 했다. 그럴 때마다 염기훈 뒤에 숨은(?) 이들을 보며 참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단 대표나 단장, 프런트, 감독이 할 일을 염기훈이 했다. 염기훈은 늘 누군가의 방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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