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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초등학교 3학년 때 운동을 시작해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삼보 국가대표 A 선수는 최근 용인대학교 체육우수자 특별전형에 지원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국내 대회 남자부에서만 모두 다섯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해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해 최연소로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했기에 합격을 자신했다.
그러나 지난달 A 선수는 2명을 선발하는 무도스포츠학과 입시 결과, 기대했던 합격증 대신 '예비 번호 1번'을 받았다.
자신보다 더 많은 상을 받은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A 선수의 부모는 12일 연합뉴스에 "2명의 합격자 모두 여자 선수다. 특히 합격자인 B 선수는 한 번도 안 싸우고 금메달 10개를 땄다"고 제보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금메달 5개를 딴 A 선수가 단독 출전 덕분에 경기도 치르지 않고 자동으로 금메달 10개를 획득한 B 선수에게 밀린 것이다.
러시아의 전통 무술인 삼보는 직접적인 타격 가능 여부에 따라 스포츠 삼보(타격 불가)와 컴뱃 삼보(타격 가능)로 나뉜다.
B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과 전국 선수권대회 해당 체급에 출전해 스포츠와 컴뱃 삼보 모두 금메달을 독식했다. 혼자 출전해 실전 없이 자동으로 얻은 금메달이었다.
올해에도 같은 방법으로 금메달 6개를 추가했는데, 한 대회에서는 고등부와 일반부까지 모두 출전해 스포츠와 컴뱃 종목에서 총 4개를 따기도 했다. 이 역시 '나홀로 출전'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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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선수의 부모는 "격투 종목인 삼보는 남자 선수의 경쟁이 훨씬 치열한데, 성별 고려 없이 수상 실적으로만 당락을 결정한 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기에 출전하지도 않은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고, 이 메달이 대학 입시에 반영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삼보연맹은 "해당 체급에 혼자 출전하는 게 선수 잘못은 아니라는 판단에 해당 선수에게도 메달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용인대 측은 학생부 20%와 수상 실적 80%를 반영해 해당 학과 합격자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에 얽힌 논란을 차단하고자 수상 실적만 반영하는 정량평가를 도입했는데, '나홀로 출전 금메달 합격자'라는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한삼보연맹이 발행한 경기 실적 증명서에 표기된 체급별 출전 선수 숫자는 합격자 발표 이후 뒤늦게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용인대는 "A 선수가 우수한 선수라는 걸 이번에 알게 됐고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미 합격자가 발표된 지금으로서는 (합격자 2명 가운데) 등록을 포기하는 사람이 없다면 입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합격자가 나왔지만, 입시 규정은 2년 전에 미리 확정하는 게 원칙이라 2024학년도 입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용인대는 "(현행 제도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2025학년도 입시에 대해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ttp://v.daum.net/v/20221212163106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