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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놀러간 게 잘못인듯 탓하는 일부 여론에 자성(自省) 목소리…"그저 신나는 주말을 보내고 싶었던, 우리 가족이고 친구고 이웃"]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다 내 자식이 겪은 일 같아서…."
직장인 김훈식씨(53)는 29일 서울 이태원서 발생한 참사에 하루종일 마음이 저렸다고 했다. 20대 딸이 하나 있는 그는, 젊은 세대가 많이 숨졌단 소식에 더 맘 아팠다. 일부 젊은 세대를 탓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기사 댓글을 보며 속상하다고 했다. 김씨는 "누구나 다 그럴 때가 있지 않았느냐. 한창 친구들이 좋고, 연인이 좋고, 놀고 싶을 나이가 아니냐"며 피해자들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고 했다.
29일 밤 서울 이태원서 발생한 '압사 사고'를 두고 피해자를 탓하거나 혐오하는 일부 반응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을 막는 '본질'에서 비껴간 채, 놀러간 것 이들를 탓하는 건 문제란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갔었단 정소은씨(23, 가명)는 "유흥이니, 마약이니 별 얘기가 다 나오는데, 그냥 주말 하루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서 간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별히 코스프레를 하지 않아도 꾸민 이들을 보며 즐겁고, 술 한 잔을 하며 대화를 나누고, 그리 평범히 즐기고 싶은 것뿐이란 얘기였다.
올해 두 아이와 함께 이태원 핼러윈 축제에 다녀왔단 김이슬씨(35)도 "우리 가족 사진을 웃으며 찍어주던 커플, 친구들끼리 왁자지껄 떠들며 좋아하던 학생들, 서로 모습을 보며 장난치던 젊은 친구들이 생각나 맘 아프다"며 "놀러간 게 죄가 아니라, 놀러간 이들을 못 지켜준 정부, 지자체, 시스템이 죄"라고 했다.
며칠 전 이태원 사고 현장을 지나갔었단 취업준비생 송수빈씨(25)도 "평일에 취업 준비로 스트레스가 많아서, 밤에 친구들 만나 술 한 잔 하며 회포푼 게 전부"라며 "그저 행복하고 싶었던 우리 가족이고 친구고 이웃이다. 피해자를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안타까워 했다.